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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f? #4: 두더지 1몰 본문
두더지(moles; 작은 털복숭이 생물)를 1몰(mole; 측정 단위) 만큼 한 자리에 모으면 어떻게 될까요?
- 션 라이스
소름끼치는 일이 벌어집니다.
먼저, 정의부터 하죠. 몰이라는 것은 단위입니다. 다만 보통의 단위는 아니에요. 사실은 하나의 숫자입니다. "다스(dozen; 12개)"이나 "10억"처럼요. 만약 무언가를 1몰개 가지고 있다면, 6022,1412,9000,0000,0000,0000개(보통은 그냥 이라고 씁니다)를 가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엄청나게 큰 수지요. 분자의 수를 세는데 사용하는데, 그게 또 엄청 많거든요.
"1몰"은 1그램의 수소에 들어있는 원자 수에 가깝습니다. 우연히도 이는 지구에 있는 모래알의 수를 어림셈한 양과도 같습니다.
두더지(mole)는 천공동물의 일종입니다. 두더지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며, 그 중 일부는 정말로 소름끼칩니다.
그렇다면 두더지 1몰, 6022,1412,9000,0000,0000,0000마리는, 어떤 모양일까요?
먼저, 대략적인 근사치로 시작해봅시다. 제가 계산기를 집어들기도 전에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예시입니다. 수량 감각을 사용하여, 10과 1, 0.1이 전부 가까이에 있어 동일하다고 여길 수 있는 계산을 하는 겁니다.
저는 두더지를 집어 들고는 던져버릴 수 있습니다.[출처 필요] 제가 던질 수 있는 것은 1파운드가 나갑니다. 1파운드는 1킬로그램이죠. 6022,1412,9000,0000,0000,0000라는 숫자는 1조보다 두 배는 더 길어보이지며, 이는 1조의 제곱에 가깝다는 소리입니다. 1자(秭; 10의 24승) 킬로그램이 행성의 무게라는 말을 들은것 같네요.
...누가 물어볼까봐 하는 말인데, 보통은 이런 식으로 수학 계산을 하면 안됩니다.
행성 규모의 두더지 무더기를 다루고 있음을 알기에는 충분합니다. 상당히 어림잡은 짐작이긴 합니다. 어느 방향으로든 수천 개의 요소들로 인해 숫자가 빗나갈 수 있으니까요.
더 정확한 숫자를 얻어볼까요.
동부두더지(Scalopus aquaticus)는 질량이 약 75그램이며, 이 말은 1몰의 두더지의 질량은 다음과 같다는 소리입니다.
달 질량의 절반을 살짝 넘네요.
포유류는 대부분이 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킬로그램의 물은 부피 1리터를 차지하므로, 만약 두더지들이 킬로그램 이라면, 약 리터의 부피를 차지합니다. 두더지 사이의 공간은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셨을 겁니다. 잠시 후 그 이유를 알게 될겁니다.
리터의 세제곱근은 3.562 킬로미터이며, 이 말은 우리가 반지름 2210 킬로미터의 구나 한 변이 2213마일인 정육면체를 다루고 있다는 말입니다.(듣도보도 못한 깔끔한 우연이군요. 1입방마일은 입방킬로미터와 거의 일치하기에, 반지름 X 킬로미터의 구는 한 변이 X 마일인 정육면체와 같은 부피를 갖습니다.)
만약 이 두더지들을 지구 표면에 풀어놓는다면, 80킬로미터 만큼 쌓일겁니다. 한 때 우주와의 경계였던 곳에 도달하겠죠.
숨막히는 고압의 고기 바다는 행성에 존재하는 생물 대다수를 지워버릴 것이며, 레딧(reddit)이 우려하던 것처럼 DNS 시스템의 완전성을 위협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일을 지구에서 하는 것은 분명 고려할 가치조차 없겠죠.
그 대신, 두더지를 행성간 공간에 모읍시다. 중력 인력이 두더지를 구로 모을 겁니다. 고기는 압축이 잘 되지 않으므로, 아주 약간만의 중력 수축을 거칠 것이며, 달보다 살짝 더 큰 두더지 행성을 만들 수 있을겁니다.
두더지 집단은 지구 중력의 16분의 1에 가까운 표면 중력을 가질 겁니다. 명왕성과 유사하죠. 그리고 나서 행성은 미적지근한 온도 - 상온보다 약간 더 높은 - 에서 시작하여 중력 수축이 심층 온도를 아주 약간 증가시킬 것입니다.
하지만 그 다음부터 이상해지죠.
두더지 행성은 이제 커다란 고기의 구입니다. 잠재 에너지가 엄청납니다(지구의 현 인구를 300억 년간 먹여살릴 수 있는 칼로리가 두더지 행성에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유기물이 부패할 때 그 에너지의 대부분을 열로 내보냅니다. 하지만 행성 내부의 대부분은 압력이 백 메가파스칼은 거뜬히 넘어가며, 모든 박테리아가 죽어버리고 두더지 잔여물이 소독되어, 두더지 조직을 분해할 미생물이 없게 됩니다.
압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표면 근처에서는, 부패를 막는 또 다른 장애물이 있습니다. 두더지 행성 내부는 산소가 적다는 것입니다. 산소가 없으면 보통의 부패가 일어나지 않으며, 두더지를 분해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박테리아는 산소를 필요로하지 않는 것들 입니다. 비효율적이긴 하지만, 혐기 분해는 꽤 많은 양의 열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억제되지 않고 계속된다면, 행성이 끓어버릴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부패는 자기제한적입니다. 섭씨 60도 이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박테리아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기에,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박테리아는 죽을 것이며, 부패는 느려집니다. 행성 도처의 두더지 육체는 점차 행성이 조금 더 뜨거웠다면 석유를 형성했을 유모로 분해됩니다.
행성의 외부 표면은 우주로 열을 발산하며 얼어갑니다. 두더지가 문자 그대로의 털 코트를 형성하므로 얼면 행성 표면을 단열 처리하게 되어 우주로 손실되는 열을 줄입니다. 하지만 액체 내부에서 가장 지배적인 열 흐름은 대류입니다. 뜨거운 고기의 기둥과 - 죽은 두더지의 허파에 있던 공기와 함께 - 메테인 등의 갇혀버린 기체 방울이 정기적으로 두더지 지각으로 상승해 표면으로 화산같이 분출하여, 죽음의 간헐 온천이 두더지 육체를 행성에서 자유롭게 해줍니다.
결과적으로, 혼란스러운 몇 세기나 몇 천년이 지나면, 행성은 안정되고 전부 얼어버리기 시작할 정도로 식습니다. 심층은 압력이 매우 커 식으면서 물이 얼음 III와 얼음 V처럼 기이한 형태의 얼음으로 결정화되며, 끝에는 얼음II와 얼음IX(이것과는 관계 없습니다)이 됩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상당히 암울한 그림이 나옵니다. 다른 식으로 접근해보죠.
제게 전세계 두더지 수에 대한 믿을만한 수치(혹은 보통의 소포유동물의 생물량)는 없지만, 일단 시도해보도록 하죠. 모든 인간 한 명에 대해 적어도 몇 마리의 생쥐와 시궁쥐, 들쥐와 다른 소포유동물들이 있다고 추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은하계에는 적어도 10억개의 되는 살 수 있는 행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만약 그 행성들을 식민지로 만든다면, 분명 그 행성에 생쥐와 시궁쥐들을 데려갈 수 있겠죠. 100개 마다 1개의 행성에 지구와 비슷한 수준으로 소포유동물이 살고 있다면, 몇 백만년 - 진화적 시간으로 보면 짧은 시간입니다 - 이 지나면 거기에 살았던 소포유동물의 총 수는 아보가드로의 수를 넘을 것입니다.
만약 1몰의 두더지를 원한다면, 우주선을 만드세요.